![]() | 우주를 삼킨 소년 - ![]()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다산책방 |
많이 가슴 아팠던 성장 소설. 열 세 살 엘리는 엄마, 새아빠, 형과 함께 살고 있다. 과거의 그 사건 이후로 형은 말을 하지 않는 대신 허공에 글씨를 쓰고, 엘리만이 그걸 읽을 수 있다. 마약 거래로 바쁜 엄마와 새아빠 대신 교도소의 전설적인 탈옥범 슬림 할아버지가 엘리와 형을 돌봐준다. 마약 공급 갱단 두목 몰래 마약을 빼돌리려던 새아빠는 습격을 받고, 엄마는 교도소에 가게 된다. 엘리와 형은 하루종일 줄담배를 피우며 문고판 책을 읽기만 하는 아빠에게 보내진다.
줄거리를 쓰면서도 마음이 아픈 건, 간략하게 요약해야만 하는 엘리의 몇 년 간의 삶이 안타까워서만은 아니다. 글이나 말로 전달하기 힘든 엘리의 힘겨움이 행간을 끝도 없이 깊게 깊게 파고든다.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을 헤쳐나가 보려는 엘리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가는 형, 자신을 가둬버린 아빠와 엘리가 보아왔던 가장 멋진 남자였던 새아빠. 그리고 엘리의 가장 지혜로운 친구 슬림 할아버지. 모든 캐릭터들이 생생하다. 단순히 슬프고 힘든 상황을 한 소년이 벗어나는 단선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있었던 건 모든 등장 인물들이 나름의 선의 기준을 갖고 있고 또 그 안에서 충분히 선하고 충분히 나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엘리를 성장하게 한다.
탄탄한 캐릭터와 잘 짜인 스토리,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들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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