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니콜 크라우스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 8점
니콜 크라우스 지음, 최준영 옮김/민음사


대학 교수 샘슨은 어느 날 네바다 사막 근방에서 기억을 잃은 채 발견된다. 병원으로 옮겨져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그는 어릴 적의 기억을 제외한 모든 기억을 잊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지만 당연히 예전 같을 수는 없다. 아내 애나는 어떻게든 그와의 삶을 되돌리려 애쓴다.

기억을 잃은 사람을 그 자신이게 하는 건 무엇일까.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건 무엇일까. 함께 했던 기억이 나에게만 있다면. 그의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나 또한 그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나? 혹은 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나? 이 두 가지는 너무 극단적인 방안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은 그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이겠지만, 그에게는 나와의 관계 회복보다 더 큰 과제가 있다. 그리고 내가 그 과제를 도와줄 수도 없다.

어쨌든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 후반부로 들어서면 이야기는 예상 외로 흘러간다. 그리고 이런 전개는 꽤 맘에 들었다. 인생이란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니까. 다만 그다지 절박해 보이지 않았던 샘슨이 레이의 제안을 수락하는 게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그건 그냥 프롤로그를 위한 전개가 아니었을까.

샘슨의 어린 시절 회상 장면 때문에, 그리고 올드한 번역 때문에 자꾸만 샘슨이 나이 지긋한 교수 할아버지처럼 느껴진 것 외엔 꽤나 좋았던 소설이다. 다음 작품을 읽을 날이 기대된다.

by 달을향한사다리 | 2020/04/02 11:26 | Yujin's Book Story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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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러니까, 비굴하거나 자존심만 내세우거나. 그냥 난 이 소년이 좋았던 것 같다. 이 작가의 문장만큼이나. 2.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니콜 크라우스, 최준영 역. 민음사. 2008. 381쪽) 3. 저지대(줌파 라히리, 서창렬 역. 마음산책. 2014. 543쪽) 4.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테네시 윌리엄스, 김소임 역. 민음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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