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역사』, 에밀리 프리들런드

늑대의 역사 - 10점
에밀리 프리들런드 지음, 송은주 옮김/아케이드


자신만의 골디락스 존을 찾아야만 하는, 하지만 찾는 방법조차 모르는 미숙한 열다섯 살 소녀의 이야기.

미네소타 시골의 해체된 히피 공동체에서 부모와 사는 린다. 학고에 새로 부임한 역사 선생에게 끌리지만 선생님은 예쁜 릴리를 눈여겨 보는 듯 하다. 선생님과 릴리에 관한 선정적인 소문이 돌고, 린다는 선생님에게 손을 내밀지만 거절당한다. 린다의 집 앞 호수 건너편의 여름 별장에 한 가족이 이사오고 린다는 그 집의 네 살난 폴의 베이비시터로 일하게 된다.

처음 남성(역사 선생)에게 거절당한 린다. 그런데 역시 선생과 결혼한 패트라와 만나게 되고, 패트라의 남편 레오는 린다에게도 선생인 양 행동한다. 어쩌면 린다는 자신을 패트라와 동일시한 걸까? 패트라의 레오에 대한 종속성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들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던 건 단순히 린다가 어리거나 가족 외부 사람이어서 만은 아닐 지도 모른다. 하긴 뭘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 사춘기란 갑자기 훌쩍 커버린 몸만큼 마음도 자랐다고 믿고 싶지만 사실 그 의지만큼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가여운 정신의 몸부림이기에.

다른 소설에서 이런 캐릭터를 보았다면 안쓰러웠을 테지만 린다는 아니었다. 단단한 심지가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그냥 알 것 같았다. 린다가 괜찮을 거라는 걸. 울지 않을 거라는 걸.

번역이 미묘하게 거슬렸고 분명치 않은 결말이 미심쩍었으며 책 뒷표지의 과장 -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운운 - 이 조금 싫었지만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커버린 린다의 이야기가 조금 나오긴 하지만 그 후의 린다도 보고 싶었다. 분명 더 나아갈 그녀의 모습이.

by 달을향한사다리 | 2020/02/28 14:44 | Yujin's Book Story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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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의 사회생활에도 적용 가능하다. 가끔은 꼰대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세계사와 맞물린 인생 얘기는 꽤 재밌었고 사랑 얘기도 꽤 달달했다. 5. 늑대의 역사(에밀리 프리들런드, 송은주 역. 아케이드. 2019. 420쪽) 6. 이 소년의 삶(토바이어스 울프, 강동혁 역. 문학동네. 2019. 462쪽) : 자전 소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 후 막내인 화자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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