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와이프』, 메그 월리처

더 와이프 - 10점
메그 월리처 지음, 심혜경 옮김/뮤진트리


유명 작가 조지프. 세계적 권위의 헬싱키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아내 조안과 함께 핀란드로 가고 있다. 조안은 이 비행기 안에서 조지프와 이혼할 결심을 한다.

조가 그녀에게서 빼앗은 것이 무엇인지는 그들의 첫 만남을 읽자마자 알았다. 내가 이 책에 계속 흥미를 가지고 읽은 건 왜 하필 그녀가 그때 떠날 결심을 했는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다 이루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가 갖고 싶은 걸 다 가졌으므로 그녀를 무난히 놓아줄 거라 생각해서? 혹은 아이를 독립시키는 엄마의 맘으로 이젠 그가 (문학적으로) 다 자랐기 때문에?

읽어나가면서 그가 일방적으로 훔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그와 그녀는 어떤 면에서는 공범이었다. 이런 일들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불륜처럼. 하지만 열아홉 대학신입생과 스물여섯 문학강사의 합작이라면, 어느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가. 불륜의 원래 뜻처럼, 이건 명백히 윤리적이지 않다. 그래서 그에게 합당한 벌이 주어졌을 때 난 기뻤다.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가 뺏긴 걸 알고 있었듯 그가 받을 벌도 짐작하고 있었고,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충분하지만은 않았지만.

제목만 보고 집어 들었는데 다 읽고 나서야 이 작가가 내가 반했던 『인터레스팅 클럽』의 이선을 창조한 그 작가라는 걸 알았다. 이 작가의 인물들은 그만큼 매력적이고 또한 현실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조안을 보며 답답함에 울화통이 터질 테고 또 조지프 때문에 짜증이 나는 독자도 있겠지만 문학과 여성, 문학계의 여성이라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결국 독자가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건 X같은 현실이라는 데 다들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도 번역이 안 된 이 작가의 작품들이 꽤 된다는 게 기쁘다. 다만 내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안처럼.

by 달을향한사다리 | 2019/11/14 13:59 | Yujin's Book Story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oblivion.egloos.com/tb/417756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타인에게 말걸기 : 10월 독.. at 2019/11/15 17:02

... 밖에 없었던 배경과 테러범들의 인간적인 모습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게 해줬다. 현실적인 결말도. 재밌게 읽었다. 9. 더 와이프(메그 윌리처, 심혜경 역. 뮤진트리. 2019. 393쪽) 10. 가을(앨리 스미스, 김재성 역. 민음사. 2019. 333쪽) : 여덟 살의 엘리자베스. 숙제를 위해 이웃집 노인 대니얼을 인터뷰하려 ... more

:         :

:

비공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