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황

*

매일매일이 똑같다. 바쁘다 안 바쁘다 하지만 일은 늘 하기 싫고, 어떻게 하면 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이지만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는...

*

살은 조금, 아주 조금 빠졌다. 약 1kg. 방법은 퇴근길 걷기. 퇴근길에 난 지하철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5정거장 정도 타는데, 최근 한 달여를 지하철에서 내려 걸었다. 시간은 약 25분 안팎. 내가 보폭이 크고 걸음이 빠른 편이니까 다른 사람 걸음으로는 30분 정도 될 거 같다. 스커트를 입거나 힐을 신은 날 빼고 일주일에 3,4번 정도 이렇게 걸었더니 먹는 걸 딱히 줄이지 않고도 빠진 것 같다. 대신 걷는 데 재미들려서 편한 신발만 신고 옷차림을 신발에 맞추다보니 차림새가 점점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게 함정이랄까. 문득 지난 주에 입었던 옷들을 떠올리니 내가 참 초라해 보여서 급 우울. 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힐을 신어주기로 했다.

*

여전히 책은 사들이고 있는데, 걷기 위해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는 바람에 산 책을 읽을 새가 없다. 도서관 두 군데를 각각 2주에 한번씩 가는데 갈 때마다 그 주에 읽은 책들을 반납하고 새 책을 빌려오니 책상엔 늘 안 읽은 책이 탑처럼 쌓여 있고, 도서관 대출 기한이 있으니 내가 산 책은 당연히 뒤로 밀린다. 책을 살 때는 정말 소름이 오소소 돋는 흥분에 휩싸여 기대를 잔뜩 안고 사는데, 배송 받은 후에도 먼지를 손으로 일일이 쓸어내며 혼자 바보처럼 헤헤거리며 좋아하는데, 근데 그 책은 순서에서 밀려서 먼지가 새로이 쌓여가고 막상 읽을 때엔 살 때의 흥분은 가라앉아 있다. 기대감이 가라앉아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긴 하지만 책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책을 사는 것도 도서관을 가는 것도 끊을 수는 없잖아...

by 달을향한사다리 | 2013/04/08 15:23 | 힘내서 살아가기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우람이 at 2013/04/08 15:28
달을향한사다리님처럼 정독&다독가도 이 딜레마에서 자유롭지 않으시군요! 저도 그래서 맨날 자책했는데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일인가봅니다.. ^^; (이렇게 위로 삼으며 정당화시켜선 안되지만;;;)

아, 요즘 사다리님 덕분에 알게된 <로맹가리와 진세버그의 숨가쁜 사랑>을 빌려 읽고 있는데 참 강렬하네요.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달을향한사다리 at 2013/04/09 17:41
어떤 땐 제 취미가 독서가 아니라 책 구입인 것 같아요 ㅎㅎㅎ 자책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언젠가 다 읽을 거잖아요^^

전 그 책 아직 못 읽었어요. 정가제 프리로 넘어가면 사려구요^^ 근데 저한테 고마우실 것 까지야...^^*
Commented by 춤추는 나무 at 2013/04/08 20:34
하하 두번째 문단 공감이요. 저는 걷기에 편한 신발만 신고 다니다 보니 위에 다른 옷을 입고 나오다가 신발을 전혀 안맞게 신고 나온 것을 발견할 때도 종종 있었죠. 그러나 정말 아줌마 옷차림에 너무 고정되어 다른 옷이 어색한 것은 차암. ㅜㅜ
Commented by 달을향한사다리 at 2013/04/09 17:37
저두요^^ 옷은 입고 싶은 옷 입고 신발만 편하게 신고 나와서 보니 완전 언발란스인 적 많아요ㅋㅋㅋ 몇 주 동안 그러고 다녔더니 그 차림새에 젖어 버릴까봐 힐을 신어주기로 결심했죠. 전 힐을 신어줘야 자신감이 좀 생기는 기분이에요 ㅋㅋㅋ
Commented by 이요 at 2013/04/09 09:11
마지막 단락 100% 공감. 정작 사놓고는 도서관대출기일 때문에 빌린 책만 겨우겨우 쳐내고 있는 현실...ㅎㅎㅎ 예약도서를 안걸어놓으면 되는데, 왜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내 무의식은 언제나 도서관 대출페이지에서 예약도서를 누르고 있는지..ㅠ.ㅠ
Commented by 달을향한사다리 at 2013/04/09 17:40
맞아요, 겨우겨우 쳐내기ㅋㅋㅋ 전 그나마 도서 예약과 상호대차는 겨우겨우 참아내고 있는 중이에요ㅋㅋㅋ 대출한 책 허겁지겁 읽을 땐, 다음에 가서는 대출 권수 채우지 말고 읽을 수 있을 만큼만 빌려와야지 하다가도 책 보면 그런 결심따위는 저 멀리로...ㅋㅋㅋ
Commented by 새날 at 2013/04/09 20:33
걷기 좋지요... 차림새가 좀 후줄근하면 어때요... 건강에도 좋고 살도 빠지는 걸? ㅎㅎ 책사서 읽기와 도서관에서 빌려읽기, 양쪽을 동시에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부지런해야 하는 걸까요... 저라면 어림도 없...
Commented by 달을향한사다리 at 2013/04/16 16:11
부지런하기는 커녕, 산 책 쌓아놓을 공간&엄마 잔소리 피하기 스킬만 있으면 되는 겁니다 ㅋㅋㅋ 살 빠지는 건 정체기에요ㅠ 하긴 먹는 걸 안 줄이고 하루에 2,30분 그나마 일주일에 서너번 걷는다고 살이 쭉쭉 빠지면 그것도 이상하겠지요? ^^
Commented by 당고 at 2013/04/11 13:10
퇴근길 걷기 좋은데요! 전 출퇴근을 안 해서ㅋ큐ㅠㅠㅠㅠㅠ
걷기, 계속 화이팅입니다요!
Commented by 달을향한사다리 at 2013/04/16 16:12
따로 시간 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걸으니까 시간 아끼는 것 같고 좋더라구요^^ 다만 이번 주는 마법의 역습이....ㅠ 담주부터 또 화이팅하겠습니당! ㅋㅋㅋ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