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8세기, 허세에 절은 아버지와 위선적인 세상을 피해 나무 위로 도망가 버린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는 사이코 누나의 기이한 요리를 먹도록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기 위해 나무 위로 도망쳤고, 이후로 아버지의 용서나 가족의 애원,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나머지 인생을 나무 위에서 보내기로 결정한다. 사실 누나의 요리는 핑계에 불과했다. 그의 아버지는 시대에 뒤쳐진 채 망상만 되풀이하는 힘빠진 귀족에 불과했고, 나머지 가족들 중에도 그를 이해하고 그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나무 위로 올라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지만, 그 세계는 결코 지상의 세계와 분리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지상에 한 발자국도 디디지 않으면서도 당시의 혁명과 전쟁에 참여했고, 지식을 기르고 학자들과 교류했으며, 사랑을 하고 가족들을 보살폈다. 그는 그의 말대로 나무 위에 있으면서도 ‘땅을 제대로 보’고 있었으며 누구보다 땅을 사랑했던 것이다.
이렇게 ‘나무 위에서 살았고, 땅을 사랑했으며, 하늘로 올라간 ‘ 소년의 일생을 작가는 정교하면서도 부드러운 시선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소년이 만약 나무 위에서 산 속 도인처럼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살았다면, 이 소설은 무척 시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격변하던 18세기를 누구보다 훌륭히 살아냈으며, 이 책은 내가 늘 꿈꾸던, 세상과 조금 떨어져 있으면서 세상 일에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관여하는 이상주의자의 삶을 보여줬다.
난 늘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호문콜루스 같은 삶을 꿈꿨다. 물론 그처럼 자기 자신을 잃고 세상으로부터 억지로 격리되길 바란 건 아니다. 단지 난 남들은 절대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안식처가 있고(물론 그 곳에는 호문콜루스가 가진 것과 같은 서재가 있어야 한다), 난 내가 원하는 만큼만 세상에 관여하며 살기를 바랬다. 하지만 호문콜루스 같은 방식은 좀 많이 불편할 것 같았고, 그의 삶에는 슬픈 구석이 있어서 썩 내키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코지모는 내가 꿈꾸던 완벽한 삶을 살았다. 자연을 사랑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지적 욕구와 사랑 또한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삶은 정말 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삶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설을 써낸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된 게 난 너무나 억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