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그림들과 그것에 대해 쓴 46편의 아름다운 글들이 있는 책이다. 그림에는 반드시 책이 등장하지만은 않는다. 글에서도 물론이다.
난 이 책을 몇 주에 걸쳐, 매일 밤 하루를 마감하면서 조금씩 읽었다. 먼저 그림을 잠시 들여다 본 후에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글을 읽기도 했고, 글을 읽으면서 어떤 그림일까 상상을 한 후 그림을 보기도 했다.
솔직히 얘기해서 그림 자체로는 그다지 감흥이 크지 않았다. 워낙 그림에 문외한이기도 하거니와 웹에서 흔히 보던 일러스트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떄문이다. 물론 몇 개의 그림은 맨날 글만 읽고 모니터만 들여다보던 눈이 호강한다 싶게 아름답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진짜 빛나게 해준 건 46명의 작가들 각각의 독특하고도 눈부신 상상력이었다.
이 그림과 이 내용이 대체 무슨 연관이 있다고 이렇게 썼을까 싶은 생각으로 읽어 내려가다가도 다 읽고 나면 아, 그 얘기로군, 하며 다시 그림을 보게 하는 기발함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그런 의미에서 역주는 사족이었다. 독자를 뭘로 보고!).
부흐홀츠의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서 약간 실망했던 나는 이 책으로 충분히 보상 받은 느낌이다. 이 한 권의 책을 소장함으로써 이 책에 글을 쓴 작가들의 다른 책을 읽고 소장하는 것보다 더 그들의 내밀함에 다가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참 아름다운 책이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