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파로 시작해서 근방의 아픈 사람들은 누구든 치료해 주는 할머니 찰리 케이트. 망나니 같은 사람과 결혼했다 사별했지만 여전히 사랑을 꿈꾸는 엄마 소피아. 그리고 나 마거릿. 20세기 초, 격동기 미국에서 남자 없이도 씩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3대의 이야기이다.
가장 멋진 건 역시 할머니 찰리 케이트. ‘결단력 없어 보이는’(8쪽) 클라리사라는 이름을 찰리로 바꾸고, 위험에 처한 사람은 백인이건 흑인이건 부자건 가난하건 상관없이 도와주고, 맘에 안 드는 사위네 집에는 그가 살아있는 한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고, 불의는 반드시 응징하고, 무엇보다 워싱턴 어빙과 토머스 하디를 사랑하는, ‘언제나 해야 할 말은 모두 다 말했던’(347쪽) 이 여장부는 진짜 롤 모델로 삼고 싶을 만큼 멋있었다.
사실 살면서 가져야 할 원칙이 어렵거나 복잡한 건 아니다. 착하고 정직하게, 옳은 일을 하며 살면 된다. 하지만 그걸 지키면서 사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불의를 보면서도 눈 감아버릴 때도 많고, 알게 모르게 거짓을 얘기할 때도 많다. 해야 할 말을 꾹 참는 경우는 더더욱 많을 것이다. 하지만 찰리 케이트는 강단있게 자신의 원칙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랑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다. 정말이지, 이만큼 쉽고도 매력적인 인생이 또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