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위대한 두 사상가 장 자크 루소와 데이비드 흄이 어떻게 친해졌다 서로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를 서술한 책. 정말 재미있었다.
천재적 사상가였지만 예민하고 괴팍했으며 자기합리화가 강하고 또 순수했던 루소가 이성마저 의심했던 회의주의자이자 자기애가 강했던 ‘사람 좋은 데이비드’ 흄을 어떻게 도발했으며 흄이 이를 얼마나 치졸하게 맞받아쳤는지를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흥미롭게 재구성했다.
급진적 저서들 때문에 ‘문인공화국’ 파리는 물론 조국 스위스에서까지 쫓겨나 망명 생활을 해야 했던 루소는 온 세상이 자신의 명예를 깎아 내리려는 음모를 도모한다는 망상에 시달릴 법 했고, 단지 루소의 사상과 지인의 부탁만으로 그를 도와주고자 영국으로의 망명 안내 및 국왕의 연금 주선, 살 곳 마련 등 루소를 돕는 일에 온 힘을 다했던 흄 또한 루소가 자신을 오해한 것에 발끈할 만 했다. 두 사상가의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는 이 위대한 중년 남성들의 어린애같이 순수하고 유치한 싸움이 정말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이는 기대했던 철학적 논쟁은 아니었다. 둘의 성향은 반대되었으나 사상적으로는 딱히 교집합이라고 할 만한 부분도, 논쟁을 할 만한 부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철학사에 흥미를 갖게 할 정도의 책이었다. 루소의 사상을 정리하고 해석한 책은 (오래 전에) 읽었으나 정작 루소의 저서를 읽은 적은 없는 – 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 난 이 책을 계기로 루소의 <고백>과 <산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흄의 <인성론>과 <영국사>는 글쎄. 거기엔 내가 궁금해 하는 게 들어있지는 않을 것 같아서…….






